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요나스 요나손의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세상이 내게. 내가 세상에게/책과 나누는 이야기 2015. 7. 9. 05:57

     



    평소에 경제, 경영 등 딱딱한 책만 주로 읽는다. 그렇기에 간혹 소설처럼 부드러운 책을 읽고 싶어지는 경우, 서점에 가서 가판대에 놓여진 책들을 살펴보지만, 이런 경우 자연스레 전공 분야 서적을 찾기에 그리 효율적이지 못했다. 그래서 이제는 친구들에게 책을 추천 받아 부드러운 책을 읽는다. 이번에 보게 된 책 역시 이렇게 읽게 된 책이다.

     

    1. 재미있는 구성

    이 책은 크게 두 가지 흐름으로 전개가 된다. 하나는 주인공 알란이 100세가 되는 2005년부터 이어지는 스토리이고, 다른 하나는 1905년 그가 어렸을 때부터 시작하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이러한 구성을 인지하게 된 것은 주인공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두 번째 나왔을 때였다.  목차를 읽지 않았던 것이 그 이유였다. 처음 이 구성을 인지하였을 때는 두려움이 갑자기 몰려 왔다. 책의 내용이 머리 속에서 뒤섞여 버리지는 않을지 걱정되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걱정은 말 그대로 걱정일 뿐이었다. 두 가지 흐름이 번갈아 전개되었음에도 이야기를 잘 알아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두 가지 흐름이 있음에도 책 내용 이해에 어려움을 겪지 않았던 것은, 이러한 책의 구성이 이미 작가의 계산 하에 있기 때문인 듯 하다. 번갈아 전개되는 이야기 간에 연관성이 있었고, 때로는 향후 연계가 될 것 같다는 예상을 하게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2. 우연에 대해

    주인공의 인생은 우연의 연속이었다. 세계의 거물을 알게 되는 계기에서부터 그가 목숨을 구하게 된 계기까지 모든 것이 우연이었다. 어쩌면 미래는 어차피 알지 못하기에 불필요하게 예측하지 않는다는 주인공의 생각 덕분인지도 몰랐다.

    우연이 계속 되는 주인공의 인생은 우리로 하여금 인생을 돌아보게 만든다. 어쩌면 우리의 인생 역시 우연의 연속이며 때로는 기적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학창시절에 원하는 성적을 받지 못했음에도 지금 돈을 벌고 있는 것도 기적이고, 1년에 한두번 보는 친구들과 계속 연을 이어가는 것도 기적이다. 새로운 사람을 만났는데 알고보니 친구의 친구인 경우도 우연이다.

    하루하루를 살아가는데 있어서 나 혼자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고, 하려고 했던 일이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어쩌면 그런 점들은 문제가 아니라 단지 우리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은 아닐까.

     

    3. 낙천적인 사고

    번역가가 책의 말미에 적은 '못 말리는 영감님이 전해 주는 행복의 메시지'를 읽고 나서야, 주인공의 삶이 순탄치 못했다는 것이 보였다. 읽는 내내 웃음을 주고 행복을 느끼게 만들었기에, 주인공의 힘든 삶을 알아차리기란 길을 가다가 10만원짜리 수표를 줍는 것만큼이나 어려웠다.

    주인공은 그의 인생에 대해 불평하지 않았다. 감옥에 들어가게 되었을 때에도 불평하기 보다는 그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았고, 그러한 과정 속에서 목숨을 구한 경우 그러한 상황에 감사했다. 그는 어느 상황에서든지 자유롭게 결정을 내렸고 뒤이어 이어질 상황에 구태여 걱정하지도 않았다. 

     

    이렇게 적어 내려가다보니 주인공 알란의 삶에 살아가는 지혜가 숨겨져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구태여 앞으로 전개될 일들을 예측하려 하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의 결정을 내릴 때, 지금 행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의 태도에 말이다.

    그러고보니 우리들은 살아가면서 너무 많은 걱정을 한다. 이 정도 벌어서 어떻게 돈을 모을지 걱정을 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지 걱정을 한다. 이외에도 수만가지 걱정을 이고 살아간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단 한 가지, 지금 닥친 일을 헤쳐나가는 것 뿐인데도 말이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