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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니퍼 이건의 '깡패단의 방문' - 어떤 생각을 갖고 사느냐
    세상이 내게. 내가 세상에게/책과 나누는 이야기 2014. 3. 30. 15:54



    이 책 제목을 어디서 보았는지 모르겠다. 그저 노트 한 구석에 적혀 있는 '깡패단의 방문'을 보고 이런 책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는 어느 이유에서인지 다른 여러 책을 제껴두고 읽게 되었다. 그리고 끝내줬다.


    여기서 끝내준다는 말은 여러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도대체 무슨 내용이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는 의미와 함께, 내용을 모르지만 무슨 이야기를 한 것인지 알 것 같다는 의미로도 끝내준다고 할 수 있다.



    생각 하나. 인생은 짧은 스토리의 집합이기도, 큰 스토리 하나이기도 하다.


    처음에 깡패단이란 단어를 보고 스릴러나 추리 소설일 줄 알았다. 하지만 이내 그런 내용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실망감을 감출 수는 없었지만, 과거에 이 책을 읽기로 한 것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는 생각에 책장을 더 넘겼다. 한 100페이지 정도 넘겼을까. 이 책이 여러 개의 짧은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책을 뒤에서부터 헤아리는게 훨씬 빨라졌을 때는 그 이야기들 간에 연결고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인생 또한 마찬가지였다. 나누어서 하나의 스토리처럼 이야기할 수 있었지만 그것들을 모두 묶어서 하나의 이야기로 말하는 것도 가능했다.

    나 뿐만이 아니었다. 다른 누군가도 이런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표현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정부, 기업, 특정 산업, 국가, 주식시장 등도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 의미에서보면 누구나 한 이야기의 주인공이자 조연이자 엑스트라였다. 결국 내가 주인공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가 주인공인 이야기를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였다.


    생각 둘. 시간은 깡패이지만, 나 자신도 깡패다.



    책에서는 시간이 멋대로 흘러간다는 의미에서 깡패에 비유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그 시간을 사용하는 사람도 깡패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세상은 사람들에게 평등하게 시간을 주었다. 그리고 세상은 그 시간을 사용하는 방법은 각자의 의지에 맡겼다. 시간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몰랐다고 하는 말을 하지만, 그 당시에는 나름대로 가장 원하는 방법으로 시간을 사용한다. 그러니 결국 사람들은 시간에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은연중에라도 알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은 이미 사용한 시간에 대해서 탓을 하곤 한다. 아니, 그 시간이 얼마나 값진지 알려주지 않았다며 세상을 탓하곤 한다. 주고나서 마음대로 사용하도록 했더니 다 사용한 후 성을 낸다. 음식을 잘 먹어 놓고 왜 더 맛있는걸 주지 않았냐고 하는 것만 같다. 완전 깡패다.

    나 자신은 세상에게 깡패처럼 굴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기껏 잘 사용해놓고 화를 내지는 않았을까. 혹여, 지금 이 글을 쓰는 시간에 대해서도 항의를 하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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