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뮤지컬. 엄마, the memory show
    세상이 내게. 내가 세상에게 2012. 9. 1. 23:24



    글을 적기에 앞서 뮤지컬 티켓을 이벤트를 통해 준 아이키스유에 감사 말씀을 드린다.



    엄마

     어떤 내용일까? '엄마'가 제목에 있으니 뭔가 감동적인 이야기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당연히 할 것이다. 이것은 대부분 추측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제목에는 그 작품이 녹아들어갈테니까.


    치매

     어떻게 보면 '엄마'라는 주제로 감동을 가장 크게 줄 수 있는 것은 아픈 엄마를 돌보는 스토리일 것이다. 그렇기에 이 뮤지컬에서도 내용을 이것으로 한 것 같다. 제목에 The Memory Show 라는 것은 이 치매라는 병을 돌려서 나타내주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이러한 주제 때문인지 몰라도 보는 중간에 [등대지기]라는 책이 떠올랐다. 치매에 걸린 엄마 외에는 큰 상관은 없어 보이지만 엄마의 사랑이라는 공통된 주제에서 떠올릴 수 있었던 것 같다.

     극중에서는 치매걸린 엄마와 그를 돌보는 딸이 있다. 아버지는 돌아가신 상황이다. 스토리가 뻔해 보이는가?


    희생

     어떤 희생이 떠오르는가? 엄마를 돌보는 딸의 희생? 맞다. 딸의 희생이 나온다. 같은 이야기를 들어주는 딸. 집을 청소하는 딸. 30대 초반의 나이에 남자를 못만나는 딸. 엄마에게 약을 억지로라도 먹이는 딸. 그러나 이렇기만 하다면 감동적일까?

     사실 극의 대부분은 위와 같은 내용이다. 그러나 이와 유사한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엄마의 말이 자주 나온다.

    "언젠가 내가 큰 비밀을 알려줄거야."

     전부터 계속 이 말을 들어왔기에 딸은 이 말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비밀

     사실 이 비밀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우선 이 상황을 알아두자. 딸은 아빠를 너무 좋아했고 딸과 엄마의 사이는 좋지 않았다.

     그런 비밀에 대해서 알아보자. 극을 가서 보실 분들은 여기서 그만 읽어주시기를 바란다.


    ...


      극 마지막 정도에서 엄마는 비밀이 있다고 말을 꺼내고 딸은 언제나 그랬듯이 짜증을 낸다. 그러나 이번엔 엄마가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간다. 그 말을 간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아빠는 가족을 버리고 다른 여자에게로 가려고 했다. 엄마도 아빠가 싫기는 했지만, 딸이 아빠를 너무 좋아하니까 남아 달라고 한다. 딸을 키우기 싫어하지만 이혼을 하게 되면 엄마는 정신질환이 있으니 양육권은 아빠가 가지게 될 것이라고 하면서. 그러다가 결국 엄마는 손목을 긋고 아빠에게 모든 책임을 자신의 책임으로 하자며 붙잡는다.


    보고난 후

     결말을 보고 정말 당황스러웠다. 

     그래서 엄마가 아빠 묘에 잘 가지 않았구나. 그래서 엄마가 아빠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그랬구나. 딸이 아빠를 너무 좋아해서 아빠의 본 모습을 알려줄 수 없었구나. 어찌보면 엄마의 행동은 딸을 사랑해서 그런 것이구나...등등...

     극을 보는 동안 자주 눈물을 훔쳤다. 왜 눈물이 나왔는지 모르겠다. 극 상황과 전혀 관련이 없지만 문득문득 부모님 생각이 났다. 그리고는 울컥했다. 부모님이 아프실까봐 걱정되서일까, 아니면 부모님께 잘 해드리지 못하는 자식이기에 그랬던 것일까.


    부수적으로

     이 뮤지컬을 부모님과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이제와서보니 그것보다는 같은 또래 친구와 보는 것은 어떨까? 동성끼리 오는 것이 좀 그렇다면 이성간에 와서 보는 것은 어떨까? 어찌보면 같은 또래 친구와 본 후 생각을 나눠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오히려 생각이 통해서 더 깊이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부모님과 보면 부모님 역시 부모님의 부모님을 생각하셔서 공감대가 안생기지 않을까. 나오는 길에 '그러니까 잘해.'라는 말 한마디 듣고 끝은 아닐까.

    '세상이 내게. 내가 세상에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광해  (0) 2012.09.20
    이웃사람  (0) 2012.09.06
    공모자들  (0) 2012.08.31
    도둑들  (0) 2012.08.26
    타이탄  (0) 2012.08.15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