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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世智園] 인재 고르는 법 - 매일경제, 오피니언 (05.26)
    세상이 내게. 내가 세상에게 2014. 5. 29. 16:20


    [世智園] 인재 고르는 법 - 매일경제, 오피니언


    `인재를 등용하고 양성하며 분별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논하라.` 1447년 세종이 낸 과거시험 문제다. 장원으로 뽑힌 답안은 18세 강희맹 것이었다. 그는 인재를 국가 운명을 맡길 만한 사람과 반드시 물리쳐야 할 사람으로 구분했다. 재주가 뛰어나더라도 `여색을 밝히고 끊임없이 재물을 긁어모으면서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사람`이 후자다. 부끄러움을 모르면 고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완전한 사람(全才)이 없으므로 적합한 자리에 기용해 키워야 하고(爲才) 적당한 일을 맡겨 능력을 길러줘야(爲能) 한다. 단점을 버리고 장점을 취하는 것(棄短錄長)이 기본 원칙이다. 강희맹은 이렇게 하면 탐욕스러운 사람이든 청렴한 사람이든 다 쓸 수 있다고 썼다. 

    실제 세종은 `교화하여 쓴다`는 인재경영론을 펼쳤다. 역사상 유독 엄청난 인재가 쏟아진 시대가 세종 때다. 조선 황금기를 구현한 인재들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 이렇게 키워지고 육성됐다. 세종은 "인재가 길에 버려져 있는 것은 나라의 수치"라며 지역ㆍ신분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기회를 줬다. 황희는 서얼 출신이고 장영실은 노비였으며 최윤덕은 배움이 적었지만 뛰어난 무용으로 북방을 안정시켰다. 

    발탁된 인재의 임무는 직언극간(直言極諫ㆍ바른말로 잘못을 극진히 간함)이 최고 덕목이다. 중국 한나라 무제는 황제에 오르자 직언하는 선비를 공개적으로 뽑았다. 명재상 동중서가 발탁돼 유교를 중심으로 한 국정 쇄신안을 만들어 최강 국가의 틀을 다졌다. 

    미국 포드와 부시 대통령 때 두 차례나 국방장관을 역임한 도널드 럼즈펠드는 본인 공직생활을 바탕으로 `럼즈펠드 원칙`을 만들었다. 그 첫째가 `대통령에게 자기 생각을 거침없이 얘기할 용기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그 자리를 수락하거나 머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동서고금을 초월해 인재의 역할은 직언인 셈이다. 안대희 총리 후보자가 일성으로 "대통령께 가감 없이 직언하겠다"고 했는데 새삼스럽다. 조만간 청와대 참모진과 조각 수준 개각이 있다. 럼즈펠드는 참모 임무는 대통령에게 나쁜 소식을 전하는 것이라고 했다. 박근혜정부 2기 내각이 그럴 수 있는 인재로 구성될지 궁금하다. 

    [전병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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