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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생각을 불러일으킨다.세상이 내게. 내가 세상에게 2013. 9. 20. 19:51
1. 시골 마을이 허전하게 느껴졌다.
언제부터였을까. 추석에 시골 큰집에 내려가면 시끌벅쩍하지 않다. 사람소리 보다는 개짖는 소리가 더 자주들리고 그나마 들리는 사람소리마저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느새 한적해진 시골마을은 그 어느때보다도 쓸쓸한 어르신들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찌보면 이는 젊은 세대가 살아가는 시대의 특성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예전이면 아이가 있었을 나이인 30대 중반에 아이가 없으니 마을에서 아이들 소리가 잦아들었다. 더욱이 형제자매가 많지 않은 세대이기에 그런 현상은 더 들어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아이들의 재롱보며 웃을 수 없고 다커버린 자녀들에게 할 말도 없다. 이제는 나이들어보이고 위엄이 보이지 않는 부모에게 할 말도 딱히 없다. 비록 할 말이 있더라도 웃음을 자아내는 소리는 아닌 경우가 태반이다. 이런 모습이 현시대의 모습인 것 같은데 내가 본 것이 맞을까.
Q : 한적한 명절은 어쩔 수 없는 것일까?
MY AW : 예전과 같은 모습은 보기 어려울 것만 같다. 하지만 시간이 더 흐르다보면 어른, 청년, 아이가 모두 모일 수는 있을 것 같다. 사회 분위기가 어떻게 흐르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다. 하지만 베이비부머 세대 이후로 출산율이 낮아지고 초혼시기가 늦춰져 나타난 상황이기에, 시간이 지나 평균수명이 늘어나다보면 다시 전세대가 같이 모일 수 있는 시기가 올 수도 있을 것 같다.
2. 지혜라는 것은 지식과는 다르다.
어른들이 이제는 그동안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주신다. 어찌보면 잔소리를 하는 것만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제 나도 나이가 들었는지 가만히 들으며 그 의중을 생각해보게 된다. 하지만 그것을 제대로 알아들은 것인지는 모른다. 그저 들으며 생각을 해볼 뿐이다. 생각을 하면 할수록 더 많은 것을 보게 될 것만 같은 마음에 흘러가는 생각을 붙들어두지 않는다. 그러던 중 대학을 나온 어른이든 고등학교도 못간 어른이든 간에 어른들의 말 속에는 항상 무언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단순히 듣고 이해하고 아는 지식이 아니라, 듣고 살피고 또 살펴야 하는 지식이라고 부르기 어려운 것이 담겨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혹시 이러한 것들을 지혜라고 하는 것은 아닐까.
지혜란 무엇일까. 분별력일까. 논리력일까. 감성력일까. 감동력일까. 아니면, 그 어떤 한마디 말로 표현할 수 없지만 누구나 은연 중에라도 알고 있는 것일까.
Q : 어른들로부터 듣는 삶의 지혜, 취업준비나 시험준비 등을 위한 지식. 요즘 젊은 사람들은 이러한 지혜의 값을 잘 모르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그보다 지식이 더 가치가 있다고 느끼는 것일까?
MY AW : 대부분이 지혜를 찾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서는 취업에 도움이 안된다거나 세상은 계속해서 더 많은 지식을 요구한다는 등등 다양한 이유를 들 것 같다. 하지만 조심스레 물어보고 싶다.
"지식을 이용해서 분석을 해보았더니 A라는 상황이 벌어지면 B방법을 택하고 C라는 상황이 벌어지면 D방법을 택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 상황에서 당신은 어떤 결정을 할 것인가? A의 확률은 60%이고 C의 확률은 40%이다."
이 경우 정말 확률이 높은 상황을 따라가는 것이 맞는가. 그래서 고 이병철 회장은 반도체 시장에 뛰어드는 것을 받아들였는가. 그래서 조선시대 상인 임상옥은 중국에서 인삼을 다 태워버렸는가.
3. 명절은 왜 공휴일인 것일까.
언제부턴가 귀성차량이 줄어든 것만 같다. 막힌다 하더라도 그전과 크게 차익가 나지 않는 것만 같다. 추석 다음날인 오늘 홍대 앞엔 여전히 사람들로 붐빈다. 취업준비에 안내려간 학생들도 많다. 노량진에 있는 고시생들에게는 명절이 전무하다. 이럴거면 왜 명절이 있는 것일까. 이런 상황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인 것일까.
Q : 사람들은 명절이 왜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사람들은 명절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MY AW : 명절은 경제적으로 보면 참 소모적이고 낭비적이다. 차례상을 차리려면 평소보다 높은 물가에 음식을 마련해야하고 정체 현상에 교통비도 더 많이 든다. 본가에 가서는 성묘와 차례를 지내는 것 외에는 쉬기 밖에 안한다. 차라리 놀러가서 편히 쉬거나 휴일임에도 근무를 해서 돈을 더 버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다. 아마도 어떤 사람들은 이런 생각에 명절임에도 본가에 내려가지 않는 것 같다.
명절이란 단순히 성묘가고 차례를 지내는 것일까. 그런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요즘 명절을 돌아보면 가슴 한켠이 아프다. 명절이란 단순히 가족이 모여 덕담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해 준 조상님들과 가족친지분들께 감사를 드리는 날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저 명절 차례상 준비하는데 도움이 되라고 돈만 보낸다든지 며칠전에 미리 와서 부모님을 뵙고 간다든지 하는 것은 이와 좀 맞지 않는 것 같다.
정말로 여건이 안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런 사람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적어도 감사할 줄 아는 명절을 보내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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