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 살다보면 나는 어떤 삶을 살지 궁금해진다. 그 동안 이렇게 살아온 이유도 알고 싶어진다. 그래서 MBTI도 하고 애니어그램도 하고. 관상도 마찬가지 아닐까. 얼굴과 삶의 방식에 패턴이 있지 않을까 하는.
이 책의 저자는 관상으로 먹고 살았다. 그런데 책에 잠깐 나오지만 저자의 관상이 그리 좋지 않았던 것 같다. 그렇지만 그는 오래 살았고 끝내 부귀도 이루었다. 이런 그가 강조하는 것은 관상이 아니다. “소식”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어 보기로 했다. 관상학자가 끝내 다른 것을 강조하다니.
소식 책은 얇다. 반나절 정도면 다 읽는다. 짧은 분량 내내 적게 먹을 것을 강조한다. 너무 반복되서 그런지 책 읽는 속도가 빨라질 정도다.
그렇다고 굶으라는 것은 아니다. 너무 배불리 먹지 말란 것이다. 옛 식으로 내 밥의 일부를 나누어 주어도 된다 한다. 심청전에 나오는 “공양미”같은 개념으로.
내 인생동안 먹을 수 있는 식사량이 정해져 있다 한다. 너무 많이 먹으면 그래서 빨리 죽는다 한다. 적게 먹는데도 단명하는 이유는 애당초 주어진 식사량이 적었다 한다. 내심 끼워맞추기가 아닌가 의심도 조금 든다.
절제 그럼에도 지금까지 책이 있는 이유가 있을거다. 그렇지 않고서는 절판되었겠지. 내용을 되뇌어 보았다. 왜 하필이면 식사량을 줄이라고 할까.
문득 “의식주”가 떠올랐다. 내가 자제할 수 있는 기본 욕구 중 하나가 식사아닐까. 이 생각을 하니 이내 의심이 없어졌다. 식사량이 가장 쉽고도 빈번히 통제할 수 있는 것이구나.
하루 세끼. 같은 시간대. 정기적으로 나 스스로를 통제하는 삶. 이를 위한 연습을 하기 쉬운 것이 식사였다.
성공과 행복 주변을 보면 소식을 하지 않아도 성공한 이가 있다. 저자의 말이 마냥 답은 아닐까 싶기도 할거다. 그렇지만 그가 행복한가 생각해보자. 그러면 저자가 말한 삶이 좀더 행복할거다.
내 삶이 통제되어 있으면 사소한 것에 행복을 느낄 수 있다. 필요한 물질이 적으니 조금만 더 나아져도 행복하다. 지금의 행복을 유지할 수 있으니. 더 나아지지 않아도 행복하다. 유지만 해도 되니. 기회가 있으면 행복하다. 통제한 덕분에 기회를 살리기 위한 재산을 모아두었으니.
“결국 관상을 감별하는 탁월한 능력은 자기 자신의 겸손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것 말고는 달리 표현할 아무런 말이 없습니다.“
”자손의 번영을 바라고 희망한다면 첫째도 둘째도 부모가 먼저 정직을 기본으로 삼고 평소 절제하는 모습을 보여 스스로 배우도록 가르치고 식사를 낭비하지 않으며 그 자식 역시 식사를 낭비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가르치는 일을 가장 큰 유산으로 삼아야 합니다.“
”이런 검소한 행위를 집안의 가훈으로 자식에게 물려주는 것이 가장 훌륭한 유산이며 진정으로 가치 있게 베풀어 줄 조상의 자비로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