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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사람 하정우, 하정우세상이 내게. 내가 세상에게/책과 나누는 이야기 2019. 5. 1. 21:44
1.
걷는 것을 좋아한다.
좋아서 걸은 적은 없다. 하지만 이따금씩 잘 걷는다.
미팅 시간이 좀 남아 있으면 한 정거장 전에 내려 걸어간다. 대학생 때는 친구와 함께 광나루에서 여의도까지 밤새 걸었다.
어느 순간부터 걷는 이유가 생겼다.
생각을 멈추고 싶을 때. 예민해졌을 때. 괜스레 힘이 들 때.
걷고 나면 머리가 맑아졌다. 곤두섰던 신경이 잦아들었다. 찌뿌둥한 몸에 기운이 돌았다.
퇴근 길이 유독 힘들고 짜증이 밀려오면, 도림천을 따라 걷는다.
2.
가만히 있지를 못 한다. 평상시에 잡념이 많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생각이 참 많다.
내 뇌는 잘 때만 쉰다. 그것도 꿈을 꾸지 않는 날만.
그러다 보니 가끔 머리가 일 하기를 거부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왜 그런건지 궁금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러려니 한다.
3.
책에는 '하정우'가 등장한다.
소신 있고 자신감에 가득 찬 모습도 등장하지만, 인간적인 모습도 드러낸다.
'신데렐라 하정우'는 그중에 하나다.
이런 친구가 있다면, 참 매력적이겠다 싶었다.
배우, 감독, 예술가로서의 '하정우'도 나오지만 '친구 하정우'도 나온다.
책이 짜임새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지만, 이런 점 때문에 사람들이 좋아했구나 싶었다.
부정적으로만 보아왔던 산만함이 장점이라니.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었다 싶었다.
희안하게도, '하정우'에 대한 책을 읽는데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힘들 때마다 걸었던 내 모습. 늘 산만해 보이는 내 모습... 나도 참 열심히 산다.
그런데 걸을 때 지나가던 사람들의 모습도 떠올랐다.
그들도 참 열심히 사는구나.
어쩌면 사람들이 이것에 공감하였을지도 모르겠다.
다들 힘들지만 열심히 살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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