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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쓰미의 반딧불이, 모리사와 아키오
    세상이 내게. 내가 세상에게/책과 나누는 이야기 2019. 12. 8. 22:21

     

    1.

    사람 사는 이야기다.

    남녀, 부모자식, 부부, 친구 간의 사랑이 모두 담겨 있다.

    반딧불이가 날아다니는 밤 풍경처럼 차분하면서도 환한 분위기 속에 이야기가 펼쳐 진다.

    특히 지장 할아버지가 내뱉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너무 따스했다. 가슴 한 켠에 남았다. 책 후반부에서는 책을 읽다가 혼자 울컥 하기도 했다.

     

    2.

    해외 여행을 나보다 자주 나가는 친구에게는 질투가 나기도 한다.

    나보다 연봉이 낮은 친구를 보면 내심 뿌듯 하기도 한다.

    결혼을 하고 집을 장만하는 친구를 보면 그 동안의 내가 한심하기도 한다.

    이런게 바람직하다고 보여지지는 않지만 나도 모르게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 한다.

     

    나보다 앞서가는 친구를 위한 칭찬. 나보다 뒤쳐져 있는 친구를 위한 격려.

    말이란 것이 참 희안해서, 같은 말을 해도 그 내면에 담겨 있는 진심이 전달되기 마련이다.

    말만 번지를 해서는 진실된 칭찬과 격려가 어렵다.

    그래서 어른들이 늘 겸손한 마음을 가지라고 한 이유가 이런건 아닐까 생각이 든다.

     

    3.

    시키지도 않았는데 툇마루에 물을 뿌리고 수세미로 문질러 반짝반짝 닦아 줬을 때는 아이들의 잠재력에 감동하기까지 했다.

    아무렴. 좋아하지. 민들레꽃은 죽으면서도 수많은 생명을 하늘에 둥실둥실 날려 주지 않니? 그래서 참 멋진 꽃이라는 생각이 들더구나.

    얼마 지불하면 될지도 모르겠고, 만약 그렇게 하면 할아버지, 할머니의 마음이 편하지 않으리라는 것도 안다. 그러나 내 입ㅇ[서는 탁한 말들이 시커먼 연기처럼 꼬리를 물고 흘러나왔다.

    나쓰미는 후후후 웃으며 "아무튼 조금 짜증나는 일이 벌어지긴 했지만, 어른스럽게 대응하면 된다는 뜻이지?"라고 깔끔하게 정리해 주었다.

    창문으로 몰래 들어온 바람이 얼굴을 스치면서 솜털을 살짝 어루만지고 지나간다. 희미한 가을 냄새를 품은 애달픈 감촉의 바람이었다.

    "무슨 말씀이세요, 재미없는 인생은 어디에도 없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드라마를 만들면서 살아간다니까요. 우리 유치원 아이들한테도 인생 드라마가 있다고요. 그렇지? 싱고짱."

    "인간은 무엇과 무엇을 비교할 때 늘 착각을 일으킨대. 그러니 자신을 타인과 비교해선 안 된다고."

    물론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나도 나쓰미도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조금씩 양보하면서 도와 드릴 수는 없는 것인지 섭섭한 마음도 가끔은 들었다.

    아무도 나쁘지 않은데, 모두 상처 입었다.

    "사실은 좋은 사람인데 굉장히 수줍음을 잘 타서 사람대하는 걸 어려워하는 것 같아. 그런 면이 미숙한 사춘기 소년 같지 않아?"

    이 작가는 촬영 포인트나 피사체가 된 사람들을 깊이 사랑하는 마음으로 파인더를 통해 바라봤을 게 틀림없다. 마음에서 흘러넘치는 신선한 감동을 사진이라는 이차원 영상에 담는 데에 성공한 수작이다. 아마추어의 수준을 훌쩍 뛰어넘은 이 작가의 미래에 기대를 걸고 싶다.

    아이들은 어른이 눈치 못 챌 정도로 작은 것에서 상처입곤 하거든요.

    "재능이란 건, 각오랑 같은 뜻이기도 해. ... 아무리 재주가 뒤어난 인간이라도 뭔가를 이루기 전에 포기하면 그 인간에게 재능이 없었던 게 되지. 굳게 마음먹고 목숨이라도 걸 각오로 꿈을 이룰 때까지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녀석만 나중에 천재 소리 듣게 돼."

    "신은 작은 것도 놓치지 않아. 그러니 손톱만큼의 타협도 허용해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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