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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허한 십자가, 히가시노 게이고
    세상이 내게. 내가 세상에게/책과 나누는 이야기 2020. 4. 4. 10:14

    1.

    공허한 십자가.

    제목만 보고는 도무지 어떤 내용일지 상상되지 않는다.

    책 표지는 왜 저런 것인지..

    하지만 전에 '연애의 행방'을 재밌게 읽었기에 첫 장을 넘겼다.

     

    2.

    "서로를 위해 헤어졌는데, 결국 좋아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둘 다 행복해지지 않았다."

     

    관계란 무엇일까? 쉽게 정의할 수가 없다.

    관계는 사람마다 다르고, 입장마다 다르고, 상황마다 다르다. 게다가 당사자들 각자의 입장이 있다.

    그러니 관계가 깊어질수록, 관계의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 관계는 실타래가 얽히듯 복잡해진다.

    감정이 수반되는 관계라면 이는 더 복잡해진다.

    그러기에 누가 다른 사람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면, 조언이 아니라 참견이 되곤 한다.

     

    하물며 같이 살아온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와 부부 간의 관계는 어떠할까.

    그래서 저 내용을 읽을 때에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조심스레 어림짐작으로 내가 상상치 못할 정도의 심정이겠거니 할 뿐이었다.

    겪지 않았기에 모르는 마음, 심정일 것이기 때문에.

     

    3.

    "그가 상고를 취하한 이유는 겨우 운명이 정해졌는데 왜 다시 시작해야 하는가, 이제 모든게 귀찮다, 하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희안하게도 사람들은 본인이 믿고 싶은 상황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사실은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다.

    다소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이는 본인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당연한 행동이다.

    본인의 생각과 말, 행동이 잘못 되지 않았다 생각하고 싶기 때문이다.

    자세하고 정확하게 말을 하지 않으면 오해가 생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저 상황도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사람들은 사형수가 깊게 뉘우쳤다고 생각하거나, 사형수에게 벌을 준다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저 내용처럼 어떤 사형수는 본인이 스스로 삶을 포기했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4.

    "대체 누가 '이 살인범은 교도소에 몇 년만 있으면 참사람이 된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살인자를 공허하 십자가에 묶어두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당신이 어떤 결론을 내리든 뭐라고 할 생각은 없습니다. 사람을 죽인 자는 어떻게 속죄해야 하는가, 아마 이 의문에 대한 모범 답안은 없겠지요. 이번에는 당신이 고민해서 내린 대답을 정답으로 생각하겠습니다."

    "인간이 완벽한 심판을 내리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일지도 모르지요."

     

    사형은 살인 등으로 인해 사회에 부적합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을 사회에서 내쫓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렇기에 누군가 살인을 저지르면 그 사람을 사형에 처해야 한다 주장하곤 한다.

    하지만 사형으로 인하여 피해자 유족들의 마음이 편안해질지는 또 다른 이야기다.

    여기에 사람의 인권까지 엮이면 여간 복잡한게 아니다.

     

    그러다 보니 이 주제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답이 있는 것 같지가 않다.

    그렇기에 여러 사람들이 교육을 강조하는 것 같기도 하다.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이를 단순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일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므로, 살인은 발생할 수 있고, 여전히 복잡한 문제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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